포도뮤지엄 기획전시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 성황...디아스포라와 세상의 모든 마이너리티 주제 전시

- 7/5 개막 두 달여만 관람객 2만 훌쩍 넘어...포도뮤지엄 인기도 덩달아 상승
- 국내외 작가 7인 작품 및 포도뮤지엄 자체 기획 5개 테마공간으로 구성
- 대중 눈높이 맞춘 기획과 장애, 나이, 언어 등 차별 없는 음성 안내로 호평

박태연 기자

gigi9047@naver.com | 2022-09-29 20:25:05

▲제주도에 위치한 포도뮤지엄이 진행중인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 전시가 개막 두 달여만에 누적 관람객 2만 명을 넘어섰다. 관람객들이 필리핀에서 해외로 이주한 친지들에게 소포를 보낼 때 관세를 면제받을 수 있는 크기를 소재로 한 알프레도 & 이자벨 아퀼리잔의 '주소'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 = 포도뮤지엄)[공감뉴스=박태연 기자] 제주도 소재 포도뮤지엄(PODO museum)이 기획 전시중인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 전시회가 관람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개막 두 달 여만에 누적 관람객이 2만 명을 훌쩍 넘어서면서 전시회를 기획한 포도뮤지엄 역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도뮤지엄이 지난 7월 5일 개막한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 전시회는 ‘디아스포라(diaspora)와 세상의 모든 마이너리티(minority)’를 주제로 국내외 작가 작품들과 티앤씨재단이 직접 기획한 테마 공간으로 구성됐다. 이번 전시는 내년 7월 3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 특징은 다양한 사연으로 터전을 떠나 낯선 곳에 살게 된 이주자들과 소수자들이 처한 소외에 공감하고 모두가 어우러져 살아가는 세상에 대해서 고찰해 볼 것을 제안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시회에는 ▲이배경 ▲리나 칼라트(Reena Kallat) ▲알프레도 & 이자벨 아퀼리잔(Alfredo & Isabel Aquilizan) ▲강동주, 정연두, 요코 오노(Yoko Ono)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 등 7명의 국·내외 작가가 참여했다.

특히 오노 요코의 '채색의 바다'는 난민이 타고 온 듯한 보트를 설치하고 관객들이 직접 파란 펜으로 메시지를 써넣을 수 있도록 해 관람객들의 호응도를 높였다. 처음에는 새하얗던 보트와 배경이 2달 만에 '채색의 바다'라는 제목에 어울리게 넘실거리는 파란색으로 채워진 모습으로 변모했다.

▲외국인 유학생들이 포도뮤지엄에서 요코 오노의 '채색의 바다(난민보트)' 작품에 각자의 메시지를 써내려가고 있다. (사진 = 포도뮤지엄)일반적인 전시는 개막 초기에 관람객이 몰리는게 보편적이다. 하지만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는 입소문이 퍼지며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관람객이 몰리고 있다.

전시업계에서는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 전시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무거운 주제를 공감할 수 있도록 풀어낸 참신한 기획 덕분으로 보고있다. 특히, 어려운 현대미술을 관람객의 눈높이에 맞춰 상세하게 설명해주고 있어 호응을 얻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더욱이 이번 전시회에서 테마공간을 기획한 티앤씨재단은 작품들을 단순히 모아 배치하는 것을 넘어, 전시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영상 및 설치 미술 5점을 직접 기획했다.

티앤씨재단의 기획은 개별 작가 작품들 사이 사이에서 전시 주제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담아내고 작품들이 하나의 스토리로 쉽게 연결되도록 해 관람객들이 작품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효과를 가져왔다.

또, 관람객들이 신체 능력, 나이, 언어 등 차이로 겪는 불편함 없이 모두가 전시를 즐길 수 있게 배려했다. 시각장애가 있는 관람객도 전시를 즐길 수 있도록 목소리로 작품을 상세히 묘사하는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음성 안내와 어린 아이가 친구에게 말하듯 작품을 쉽게 설명하는 어린이용 오디오 가이드를 포함해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음성 안내를 제공함에 따라 관람객들의 호응도를 한층 높였다.

포도뮤지엄은 대중적인 미술을 통해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사회 문제를 공감하고 인식을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 위해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포도뮤지엄은 그동안 전시뿐 아니라 전문가 강의, 콘서트 등 다양한 방법으로 대중과 가까이서 소통해 왔다.

▲외국인 유학생들이 포도뮤지엄에서 전 세계 이주 노동자들의 이동 경로를 전선으로 표현한 리나 칼라트의 '짜여진 연대기'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 = 포도뮤지엄)지난 추석 연휴에도 포도뮤지엄은 뒤뜰에서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으로 구성된 배희관 밴드와 피아노 치는 소리꾼 고영열을 초청해 ‘살롱 드 포도(salon de PODO) 달빛 소풍’ 콘서트를 열었다.

특히, 포도뮤지엄은 콘서트를 열면서 제주도에 거주하고 있는 이주민과 외국인 유학생을 다수 초청해 이민자, 도민, 여행객들이 어우러지는 시간을 마련해 현장을 찾은 400여 명 관람객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포도뮤지엄 김희영 총괄 디렉터는 “현대 사회에 만연한 다양한 갈등을 완화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라며, “사회 구성원들이 서로를 주류와 비주류로 나눠 경계를 짓는 대신 서로를 포용하는 공감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포도뮤지엄 총괄디렉터 김희영씨는 대표직을 맡고 있는 티앤씨재단을 통해서도 인식 개선 활동을 하고 있다. 티앤씨재단은 매년 포도뮤지엄 전시 주제와 부합하는 컨퍼런스를 열고 있다. 올해는 디아스포라를 주제로 인류학자, 진화생물학자, 미디어학자, 종교학자 등 전문가들을 초빙해 11월 컨퍼런스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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